[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차가운 단절의 시대, 파편화된 개인을 다시 하나로 묶어내는 힘은 거창한 제도가 아닌 소박한 밥상머리에서 피어난다.
지난달 21일, 충남 서천읍 오석2리의 한 주방에서는 세상을 향해 굳게 닫혀 있던 30개의 문을 열기 위한 숭고한 ‘연금술’이 펼쳐졌다.
서천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김선희, 신은순, 김덕수 위원이 빚어내는 이 경이로운 반찬 조리의 현장은, 단순한 자원봉사를 넘어 지역사회의 생명줄을 이어가는 위대한 심장 박동과도 같다.
이날 세 사람이 준비한 다섯 가지의 찬은 단순한 음식의 집합이 아니다.
그것은 고립된 취약계층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가장 온기 어린 처방전이자, 세상이 아직 당신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투명한 연대(連帶)의 증표다.
30가구 분량의 식재료를 다듬고 볶아내는 일은 웬만한 중소형 식당의 하루치 노동량을 웃도는 고된 작업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는 도마소리와 매캐한 연기 속에서도 이들의 주방에 지친 기색 대신 찬란한 활기가 감도는 이유는, 자신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한 끼가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텨낼 유일한 온기임을 누구보다 깊이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묵묵히 칼자루와 주걱을 쥐어 온 김선희 위원의 뚝심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복지의 참된 얼굴을 보여준다.
“맛있게 잘 먹었다”라는 투박한 인사 한마디가 모든 피로를 씻어낸다는 그녀의 고백은, 현대사회가 잊고 지낸 ‘인간적 교감’의 압도적인 위력을 실감케 한다.
이들이 만든 반찬은 각 가정으로 배달되며 안부를 묻고 생사를 확인하는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진화한다.
우리는 흔히 복지를 예산과 시스템의 크기로 계량하려 한다.
하지만, 서천읍 오석리 주방의 세 영웅은 진짜 복지란 ‘이웃을 위해 기꺼이 불앞에 서는 누군가의 땀방울’에서 시작됨을 웅변하고 있다.
펄펄 끓는 솥단지 앞에서 묵묵히 땀을 훔치는 김선희, 신은순, 김덕수 위원. 이들의 거룩한 노동이 존재하는 한, 서천읍의 소외된 골목에는 오늘도 결코 꺼지지 않는 따뜻한 희망의 냄새가 피어오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