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6 (수)

  • 맑음서산 12.7℃
  • 맑음대전 17.6℃
  • 맑음홍성(예) 12.2℃
  • 맑음천안 13.1℃
  • 맑음보령 14.9℃
  • 맑음부여 14.7℃
  • 맑음금산 14.5℃
기상청 제공

잿빛 상흔 씻어내고 파도 부른다… 서천 동백정, 마침내 ‘상생과 복원’의 닻 올려

URL복사

주민대책위, 생존권 건 7대 핵심 요구사항 결의… “단순 검토 넘어선 즉각 실행” 벼랑 끝 최후통첩
신서천발전본부, 주민감시단 전면 수용·대체 사업 이행 확약… 불신 늪 걷어낼 획기적 돌파구 마련

 

[sbn뉴스=서천] 김형천·권주영 기자 = 한때 서천군의 눈부신 자랑이자 천혜의 절경을 뽐내던 곳, 그러나 무심한 산업화의 거친 수레바퀴 아래 잿빛 상흔으로 스러져야만 했던 ‘동백정 해수욕장’이 기나긴 어둠을 뚫고 찬란한 부활의 서막을 열었다.

 

잃어버린 바다의 생명력을 기필코 되찾겠다는 지역민의 처절하고도 오랜 염원이 마침내 견고했던 기업의 벽을 허물고, 진정한 상생을 향한 출발선에 당당히 섰다.

 

지난 18일, 서천군복합이음센터 4층 회의실은 지역 환경 역사의 획기적인 변곡점을 맞이하는 뜨거운 현장이었다.

 

서천군 석탄발전소주변주민대책위원회와 (사)서천군환경피해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천군 및 한국중부발전 최고 책임자들과 마주 앉아, 그간 헛바퀴만 돌며 공회전을 거듭해 온 동백정 복원사업을 향해 묵직하고도 날 선 경종을 울렸다.

 

이날 협상 테이블의 공기를 압도한 것은 주민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만장일치 채택한 ‘7대 핵심 요구사항’이었다.

 

이는 훼손된 자연을 수리해 달라는 단순한 토목 공사 민원 수준이 아니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주민들의 비장한 생존권 선언이자, 무너진 일상을 되돌리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최후통첩이었다.

 

주민들은 ▲복원 현장 내 오염 요인의 근본적 제거를 위한 잔재물의 완전한 철거 ▲한 점 의혹 없는 투명한 폐기물 처리 ▲해양 생태계에 적합한 반입 모래 성분 검증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2차 오염(비산먼지 및 중금속) 원천 봉쇄 ▲성역 없는 현장 접근 및 통제 권한을 부여하는 주민 현장 감시권 보장 ▲피해 주민을 위한 건강 역학조사 및 이주대책 마련 ▲과거 지연된 상생발전 기금 및 사업의 즉각적 집행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유진웅 마량리 이장은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과 발전소 환경 문제는 우리 주민들의 숨통을 곧바로 조이는, 그야말로 생존권이 달린 엄중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기업은 더 이상 ‘검토’라는 비겁한 방패 뒤에 숨지 말고, 주민이 온전히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당장 눈앞에 제시해야 한다”라고 매섭게 질타했다.

 

날카롭고도 정당한 지역사회의 규탄 앞에, 한국중부발전 신서천발전본부는 그 어느 때보다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화답하며 단단히 얽혀있던 매듭을 풀었다.

 

전병욱 신서천발전본부장은 지역사회의 깊은 분노와 불신을 초래했던 리조트 개발사업 지연 사태와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발전소가 지역사회와 맺은 맹세는 무겁고 엄중하다”라며, “리조트 건립이든 그에 상응하는 거시적 대안 사업이든 본사와 치열하게 협의해 반드시 이행해 내겠다”라고 책임 있는 결단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복원 공사의 투명성을 완벽히 담보할 핵심 열쇠인 ‘주민 환경감시단’의 구성과 운영을 전면 수용한 것은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이는 군청 투자유치과 등과의 실무 협의를 거쳐, 주민이 직접 두 눈으로 복원 현장의 모든 공정을 낱낱이 감시하는 막강한 권한을 쥐여주겠다는 파격적이고도 실효성 있는 약속이다.

 

모래를 들이붓고 차가운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물리적 복원만으로는 동백정의 잃어버린 옛 영광과 영혼을 온전히 되찾을 수 없다.

 

이번 역사적인 면담은 켜켜이 쌓여온 짙은 불신의 안개를 걷어내고, 주민과 기업이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가 아닌 진정한 동반자로서 바라보며 굳건히 손을 맞잡았다는 데서 그 위대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발전소 측의 전향적 수용이 단발성 선언이나 미봉책에 그치지 않고, 서천 앞바다에 거대한 생명의 파동을 다시금 불러일으킬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주춧돌로 자리매김하기를 서천군민은 기대하고 있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