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병일 기자 = 두꺼운 서류 뭉치가 자아내던 관급 공사의 낡은 피로감이 마침내 걷힌다.
충남 서천군이 지역업체의 어깨를 짓누르던 복잡한 계약 관행에 과감한 혁신의 메스를 들이대며, 행정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군은 그동안 계약 체결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반복 제출해 온 12종의 복잡한 서류를 단 한 장으로 압축한 ‘계약이행 통합서약서’를 올 하반기부터 전 부서에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급자 중심의 낡은 행정 문턱을 낮추고, 수요자 중심의 유연하고 빠른 행정망을 구축하기 위한 결단이다.
그간 공사나 용역, 물품 계약을 체결하려는 업체는 계약의 첫 관문에서부터 이른바 ‘서류 폭탄’을 마주해야 했다.
계약 일반조건 및 입찰유의서를 필두로 계약보증금 지급각서, 수의계약각서, 청렴계약이행서약서, 조세포탈서약서, 임금·임대료 지불서약서, 안전·보건관리 준수서약서 등 무려 12종에 달하는 개별 서류를 일일이 작성하고 날인해야 했다.
이는 생업에 바쁜 지역업체에 막대한 시간과 행정력을 요구하는 짐이었으며, 이를 일일이 검토하고 분류해야 하는 담당 공무원들에게도 불필요한 업무 하중을 가중시키는 요인이었다.
이러한 행정의 군더더기를 덜어내기 위해 서천군은 12종 서류의 흩어진 핵심 가치를 하나의 서식에 정교하게 담아낸 ‘계약이행 통합서약서’를 탄생시켰다.
앞서 올해 상반기 시범 운영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청취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꼼꼼히 검증하며, 하반기 전면 도입을 위한 완벽한 예열을 마쳤다.
단 한 장의 서약서 도입이 가져올 파급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업체의 서류 준비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계약 처리의 신속성과 명확성이 극대화되며 행정 전반의 투명성까지 담보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신창용 재무과장은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던 복잡한 서류를 하나로 꿰어냄으로써, 업체의 부담은 덜어내고 계약행정의 투명성은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탁상행정에 머물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거울삼아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절제되고 효율적인 행정 혁신을 끊임없이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불필요한 잉크와 종이 대신 상호 간의 신뢰와 효율을 채워 넣은 서천군의 이번 ‘행정 다이어트’가 지역사회에 어떠한 활력을 불어넣을지 그 산뜻한 변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