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기암괴석의 절경으로 뭇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아온 충남 대둔산.
그 거칠고 웅장한 바위산 이면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생명력을 뿜어내는 ‘비밀의 숲’이 숨 쉬고 있었다.
충남도의 끈질긴 탐사 끝에 대둔산이 무려 1,648종의 동식물이 공존하는 거대하고 위대한 생태계의 보고(寶庫)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충남도 산림자원연구소는 지난 20일, 대둔산도립공원 일대에서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법정보호종 9종을 포함해 총 1,648종의 야생 생물 서식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순한 쉼터를 넘어, 인류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자연의 숭고한 자산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이번 자연자원조사는 2025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꼬박 1년간 24.833㎢에 달하는 대둔산도립공원 전역에서 펼쳐졌다.
조사는 ▲지형·지질 ▲식생 ▲조류 ▲포유류 ▲고등균류 등 11개 분야를 총망라한 이번 대장정은 대둔산의 속살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성과는 단연 법정보호종 9종의 발견이다.
맑은 물의 수호자인 수달(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천연기념물)을 비롯해, 예리한 눈빛으로 숲을 지키는 새매와 참매, 그리고 원앙, 황조롱이, 소쩍새가 대둔산의 품에 안겨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은밀한 숲의 포식자인 삵과 담비, 밤하늘을 수놓는 귀족 하늘다람쥐(멸Ⅱ급·천) 등 고귀한 생명체들이 굳건히 서식하고 있음이 밝혀져 감동을 더한다.
특히, 하늘다람쥐는 정확한 개체와 서식지가 파악됨에 따라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철저히 보호될 예정이다.
경이로운 생물다양성 성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첨단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그동안 국내에 보고되지 않았던 고등균류(버섯 등) 미기록종 7종이 새롭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여기에 외래종으로만 알려졌던 ‘북경도마뱀붙이’의 대규모 집단 서식지가 발견되며, 이들이 한반도 토착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심층 DNA 분석이 진행 중이다.
한반도 생물학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아울러 지형·지질 분야에서도 253개 지점 중 국가적 보호가치를 지닌 Ⅱ등급 5곳과 국가지정 관리 대상인 Ⅲ등급 45곳이 신규 발굴되며, 대둔산이 생태뿐만 아니라 지질학적으로도 뛰어난 학술적 가치를 지녔음을 완벽히 증명해냈다.
대둔산은 연간 24만 4,000여 명의 탐방객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안식처이자, 40건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깃든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얻은 방대하고 귀중한 결실을 도 누리집을 통해 도민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최첨단 지리정보시스템(GIS-DB)으로 구축해 한 치의 오차 없는 도립공원 보존관리의 뼈대로 삼을 계획이다.
박백용 도 산림자원연구소 도립공원과장은 “대둔산의 웅장한 자연이 품어온 경이로운 생명력을 확인한 만큼, 이를 훼손 없이 보전하는 것은 우리의 막중한 시대적 사명”이라며, “이번 조사를 든든한 밑거름 삼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를 통해 대둔산이 영원히 지속가능한 생명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보전 기틀을 확고히 다지겠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는 1,648종의 찬란한 생태계. 충남 대둔산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자연 보전의 롤모델로 우뚝 설 그 내일이 몹시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