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수천 년간 묵묵히 대지를 품어온 것은 자연이었으나, 그 자연을 어르고 달래어 생명의 싹을 틔운 것은 다름 아닌 여성들의 거친 손마디였다.
과거 농업의 역사 속에서 ‘침묵의 조력자’로 머물러야 했던 여성농업인들이 이제는 당당히 시대의 파도를 가르는 ‘핵심 리더’로 전면에 나섰다.
충남 서천군의 푸른 들녘을 일구는 생명 농업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여 빚어낸 뜨거운 연대의 에너지가 지역 사회에 깊은 울림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서천군 농업기술센터 교육관에서 250여 명의 회원이 결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26 생활개선 한마음대회’는 단순한 화합의 장을 넘어, 서천 농업의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웅장한 ‘출정식’과도 같았다.
현대 농업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와 고령화로 인한 농촌 소멸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짙다.
서천군 생활개선회(회장 윤의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이러한 시대적 난제를 돌파할 열쇠가 바로 ‘여성농업인의 역량 결집’에 있음을 천명했다.
행사장인 농업기술센터 교육관을 가득 메운 250여 명의 회원은 척박한 현실에 순응하기보다,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 농촌을 스스로 설계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내비쳤다.
식전 공연의 활기찬 에너지는 곧장 생명과 직결된 진지한 성찰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특히 참석자들의 이목이 쏠린 곳은 ‘농작업 환경 및 안전 교육’이었다.
연일 맹위를 떨치는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여성농업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마련된 ‘온열질환 예방 및 농작업 안전 캠페인’은 단순한 이론을 넘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질적인 생존 지침서로 작용하며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다.
이번 대회의 진정한 백미(白眉)는 서천의 미래를 향해 쏟아낸 회원들의 단합된 목소리와 엄숙한 결의였다.
이들은 개인의 농업 생산성 향상에만 머물지 않고, 농업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적인 과제를 가슴에 안았다.
이들은 첫 번째로 지구를 살리는 농업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며 친환경 생명 농업을 선도하고 두 번째로 생명을 지키는 농업을 통해 철저한 농작업 안전관리를 통한 재해 없는 농촌 작업장을 구현하며 마지막으로 가치를 나누는 농업으로 건강하고 품격 있는 농촌문화 조성 및 소외된 이웃을 향한 따뜻한 지역사회의 나눔을 갖기로 했다.
이 세 가지 핵심 결의는 ‘깨끗한 서천, 행복한 농촌 만들기’라는 원대한 비전의 뼈대가 되었다.
이는 여성농업인이 농촌의 살림을 책임지는 조력자라는 낡은 프레임을 깨부수고, 농촌 발전과 생태계 보전을 주도하는 ‘혁신의 선봉장’임을 입증한 역사적 순간이다.
생명 산업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씨앗을 뿌려온 한국생활개선회는 이미 전통 생활문화 계승과 전문 농업기술 보급, 헌신적인 봉사를 통해 농촌 삶의 질을 한 차원 끌어올린 주역들이다.
윤의순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회원들이 빚어내는 땀방울이 곧 서천 농업의 희망이자 미래”이라며 “이번 대회가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는 진정한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여성농업인의 뼈대 있는 역량 강화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조성을 이끄는 찬란한 도약대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라고 약속했다.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단비처럼, 서천군 여성농업인들의 뜨거운 연대와 헌신은 메말라가는 농촌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이 서천의 비옥한 흙 위에 정성껏 피워낼 '안전하고 행복한 농촌'이라는 희망의 꽃이 맺을 눈부신 결실에, 이제 지역사회를 넘어 대한민국 농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