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2 (일)

  • 맑음서산 34.2℃
  • 맑음대전 33.5℃
  • 맑음홍성(예) 34.4℃
  • 맑음천안 32.1℃
  • 맑음보령 34.9℃
  • 맑음부여 33.6℃
  • 맑음금산 33.7℃
기상청 제공

서천군 농기센터, ‘적기 중간 물떼기’ 강력 권고

URL복사

“물로 키운 벼, 물을 끊어야 강해진다”… 썩음 막고 쓰러짐 방지하는 ‘역설 농법’
7월 초중순이 최고 품질 가르는 ‘골든타임’… 토양 체질 맞춘 정밀한 단련 정조준

 

[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농사(農事)는 흔히 물과 뭍의 끊임없는 교감이라 불린다. 특히 벼농사에서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성장의 젖줄이다.

 

그러나 뙤약볕이 내리쬐고 장마의 기운이 꿈틀거리는 7월의 충남 서천 들녘, 역설적이게도 농부들은 논에서 물을 빼내며 바닥을 바싹 말리는 거친 단련을 준비하고 있다.

 

서천군 농업기술센터가 지역 농업인들에게 ‘적기 중간 물떼기’를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단순한 물 관리를 넘어, 벼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이 ‘비움의 농법’에는 어떤 치밀한 생명과학과 상생의 경제학이 숨어있는 것일까.

 

논에 물이 오래 고여 있으면 흙은 필연적으로 숨을 헐떡인다.

 

장기간의 담수로 토양 속에는 유해 가스가 쌓이고, 벼의 뿌리는 산소 부족으로 서서히 활력을 잃어간다.

 

중간 물떼기는 이 질식 직전의 토양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거대한 호흡법이다. 물을 빼고 논바닥을 말려 가스를 배출시킴으로써 벼의 뿌리가 땅속 깊숙이, 더욱 튼튼하게 뻗어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치열한 담금질이 가져오는 효과는 극적이다.

 

물이 부족해진 벼는 생존 본능을 발휘해 불필요한 번식을 멈춘다. 즉, 알맹이 없는 이삭을 맺는 ‘헛새끼치기’를 억제하고, 식물체의 모든 에너지를 튼실한 원줄기로 집중시키는 ‘선택과 집중’을 감행한다.

 

그 결과, 벼의 마디(절간) 길이는 짧고 굵어지며, 늦여름과 가을 들녘을 강타할 무자비한 태풍과 강풍 앞에서도 쓰러지지 않는(도복 예방) 강인한 골격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이 단련에도 철저한 원칙과 타이밍이 존재한다.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중간 물떼기의 절대적인 골든타임은 이삭 패기 30~40일 전이다. 서천지역의 주력인 중만생종을 기준으로 볼 때, 7월 초에서 중순 사이가 바로 그 운명의 시간이다.

 

물떼기의 강도 역시 흙의 체질에 따라 정밀하게 조율되어야 한다.

 

물 빠짐이 좋은 토양(사양토)에서는 5~7일간 가볍게 물을 떼어 논바닥에 실금이 갈 정도로만 관리한다.

 

배수가 더딘 끈적한 토양(점질토)에서는 7~10일간 쩍쩍 갈라지는 깊은 금이 생길 때까지 한층 강도 높은 건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미세한 타이밍을 놓치면 벼는 엇나간다.

 

너무 일찍 물을 떼면 비료(질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채 잡초만 무성해지고, 너무 늦게 떼면 헛새끼치기를 막아내는 본연의 목적을 상실해 벼가 연약해진다.

 

이는 흙의 상태와 벼의 생육을 동시에 읽어내는 농부의 예리한 통찰이 요구되는 이유다.

 

올여름 역시 변덕스러운 장마가 예고되어 있다.

 

중간 물떼기 시기와 장마철이 겹치면 농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을 막을 수는 없기에, 땅의 물길을 다스리는 선제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방주영 농업기술센터 식량작물팀장은 “중간 물떼기 시기가 장마철과 겹쳐 물 관리에 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진단하며, “장마가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치기 전에 용수로와 배수로를 미리 꼼꼼히 정비하고, 벼의 생육 상황에 맞춰 적기에 물떼기를 결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