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2 (일)

  • 맑음서산 30.8℃
  • 맑음대전 31.0℃
  • 맑음홍성(예) 30.6℃
  • 맑음천안 29.8℃
  • 맑음보령 31.4℃
  • 맑음부여 30.2℃
  • 맑음금산 29.0℃
기상청 제공

잃어버린 ‘나의 날’을 되찾아준 따뜻한 연대, 서천에 피어난 120개의 은빛 미소

URL복사

단순한 밥 한 끼를 넘어선 ‘존재의 증명’… 서천 이안과·노인복지관이 빚어낸 치유의 식탁
고독이라는 사회적 질병에 맞서는 가장 아름다운 백신… “당신의 삶은 여전히 눈부십니다”

 

[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누군가에게 생일은 축복과 환희로 가득한 1년 중 가장 특별한 하루다.

 

그러나 홀로 텅 빈 방을 지키는 독거노인들에게 생일이란, 달력에 무심히 박힌 숫자에 불과하거나 뼈저린 고독을 재확인하는 가장 시린 날이 되곤 한다.

 

축하해 줄 이 없는 적막한 생일 밥상은 노년의 씁쓸함을 극대화하는 쓸쓸한 무대이지만, 2026년 여름 충남 서천군에서는 이 잔인한 고독의 굴레를 끊어내는 가슴 벅찬 연대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서천군노인복지관과 지역 의료기관인 ‘서천 이안과’가 손을 맞잡고 120명의 독거노인에게 잃어버린 ‘나의 날’을 되찾아준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후원 행사가 아니다. 지역 사회가 어르신들의 삶을 기억하고, 그들의 존재 가치를 온몸으로 긍정하는 거대한 ‘존엄성의 회복’ 의식이었다.

 

신체적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아픔까지 보듬을 때, 진정한 의술(醫術)은 인술(仁術)로 승화된다.

 

이번 행사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선 ‘서천 이안과’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묵직한 울림을 준다.

 

어두워진 눈을 밝게 치료해 주는 안과(眼科)가, 이제는 어르신들의 마음속에 드리운 외로움의 그늘까지 환하게 걷어내는 ‘심리적 광명’을 선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변함없이 생신 잔치를 후원하며 나눔의 연속성을 증명한 서천 이안과는, 기업과 병원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상생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롤모델을 제시했다.

 

“지역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는 이안과 관계자의 겸손한 소회 속에는, 노년을 향한 깊은 존경과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책임감이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날 서천군노인복지관에 마련된 식탁은 단순한 밥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고독이라는 사회적 질병을 치료하는 가장 따뜻하고 강력한 백신이었다.

 

정성껏 차려진 식사와 정갈한 생신 선물, 그리고 무엇보다 공간을 가득 채운 진심 어린 축하의 박수 소리는 120명 어르신들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맛있는 식사와 따뜻한 마음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라는 어르신들의 떨리는 목소리로 전해진 이 짧은 소감은 이번 행사의 진정한 가치를 대변한다.

 

누군가 나를 위해 미역국을 끓이고 손뼉을 쳐준다는 것. 그것은 곧 “당신은 잊히지 않았으며, 우리의 소중한 이웃으로서 여전히 의미 있는 존재”라는 지역 사회의 가장 아름다운 고백과도 같다.

 

이번 생신 잔치는 서천군노인복지관의 세밀한 기획력과 지역 자원의 유기적 결합이 만들어낸 눈부신 합작품이다.

 

박종석 노인복지관장은 “어르신들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지역 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함께하는 전문 복지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라며 복지의 본질이 ‘공감과 연결’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초고령화 시대, 독거노인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행정의 제도적 지원만으로는 그들의 텅 빈 가슴까지 채울 수 없다. 결국 해답은 지역사회 공동체의 복원에 있다.

 

서천 이안과가 내어준 물질적 나눔과 서천군노인복지관이 쏟은 정서적 돌봄이 만나 피워낸 120개의 은빛 미소. 이 찬란한 미소야말로 서천군이 삭막한 시대를 향해 던지는 가장 설득력 있는 위로이자, 우리가 나아가야 할 ‘품격 있는 복지공동체’의 가슴 벅찬 이정표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