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에게 가난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일상을 위협하는 ‘무방비 상태의 위험’이다.
특히 낡은 주택의 얽히고설킨 노후 전기배선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단 한 번의 스파크가 모든 것을 앗아가는 화마(火魔)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충남 서천군 문산면이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의 낡은 전기배선을 전면 교체하며 쏘아 올린 작은 기적은, 지자체의 세심한 관찰과 지역 기업의 따뜻한 책임감이 만났을 때 복지행정이 얼마나 강력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이번 지원은 탁상 위가 아닌 ‘현장’에서 시작됐다.
문산면 복지팀은 지원2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가구를 직접 방문해 상담하는 과정에서 낡고 벗겨진 전기배선을 매의 눈으로 포착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가려져 자칫 지나치기 쉬운 ‘안전권’의 붕괴를 행정의 최전선에서 짚어낸 것이다.
문산면은 즉각 해당 가구를 사례관리대상자로 지정하고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단순히 쌀과 생필품을 쥐여주는 1차원적 복지를 넘어,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주거환경의 근본적인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대응이었다.
하지만, 행정의 의지만으로는 넘기 힘든 현실적인 벽이 존재했다. 사례관리 예산만으로는 주택 전체의 전기배선 교체 공사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위기의 순간,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은 지역 향토기업 명문건설㈜이었다. 사연을 전해 들은 명문건설은 흔쾌히 후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공공의 한정된 예산에 기업의 통 큰 지원, 그리고 대상자의 일부 자부담이 절묘하게 결합하며 이상적인 ‘민관협력(거버넌스)’의 롤모델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배선 교체를 넘어, 지역 사회가 함께 소외된 이웃의 삶을 지탱하는 ‘마음의 배선’을 새로 깐 것과 다름없다.
새로운 빛과 안전을 선물 받은 대상자는 “노후 전기배선 때문에 밤마다 혹여나 불이 날까 노심초사했는데, 이제야 두 다리를 뻗고 안심하며 생활할 수 있게 됐다”라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불안에 떨던 지난밤의 어둠을 걷어낸 진심 어린 안도의 한숨이었다.
여기에 힘을 보탠 나도운 명문건설㈜ 대표는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나눔 활동에 지속으로 참여하겠다”라고 화답하며, 일회성 적선이 아닌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묵직한 약속을 남겼다.
문산면이 보여준 이번 성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한발 더 나아가 문산면 주민자치회는 도민참여예산사업을 통해 노후 전기배선 교체 등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검토하고 나섰다.
한 가구에 대한 긴급 처방을 넘어, 지역 내 숨겨진 화재 위험 가구를 발굴하고 치유하는 ‘지속가능한 제도적 안전망’으로 확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촘촘한 그물망처럼 얽힌 민관의 뜨거운 연대가 문산면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가장 밝고 따뜻한 안전의 빛을 선사하고 있다. 묵묵히 빛을 발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합주가 서천군 전역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를 밝히는 거대한 횃불로 타오르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