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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숲 떠나 진짜 숲으로… 서천 한산초가 쏘아 올린 ‘농촌유학 100일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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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초, 교육공동체가 하나 되는 ‘농촌유학 정담회(情談會)’ 개최… 공감과 연대의 장 마련
생태계 빗댄 상호존중 철학 공유부터 ‘타운하우스 건립’ 등 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제언까지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회색빛 콘크리트 빌딩 숲을 떠나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충남 서천의 푸른 자연 속에서 눈부시게 피어나고 있다.

 

낯선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어느덧 100일이라는 시간과 함께 짙은 설렘과 행복으로 치환되었다.

 

지난 4일 한산초등학교(교장 장태종)에서는 단순한 간담회를 넘어선 특별하고 따뜻한 공명의 시간, ‘농촌유학 정담회(情談會)’가 열렸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교육의 터전을 옮긴 유학 가족들과 기존 재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육 당국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체온을 나누고 농촌유학의 철학을 공유하는 이 자리는, 위기를 맞은 지역 교육계에 던지는 묵직하고도 희망찬 메시지였다.

 

이날 정담회의 문을 연 것은 서천교육지원청 이동규 교육과장의 생태와 철학 특강이었다. 이 과장은 ‘교육공동체 간 상호존중 학교문화’라는 주제를 통해 농촌유학이 지향해야 할 본질적 가치를 짚어냈다.

 

그는 “다양한 식생이 어우러져 건강하고 울창한 숲을 이루듯, 도시와 농촌이라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숲의 생태계와 같은 상호존중과 따뜻한 시선이 절대적”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농촌 유학이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위대한 교육적 실험임을 상기시키는 날카로운 통찰이었다.

 

이어진 소통의 시간에는 날 것 그대로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정든 도시의 편리함을 뒤로하고 한산초에 둥지를 튼 지 100일을 맞이한 유학 가족들은, 대자연을 교실 삼아 뛰노는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나누며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물론 낭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낯선 농촌 생활에 적응하며 마주해야 했던 현실적인 불편함과 소소한 어려움들도 가감 없이 공유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 재학생 학부모들의 태도였다.

 

이들은 이주 가족들의 고충에 깊이 공감하고 귀를 기울이며, 이방인이 아닌 진정한 ‘한산의 이웃’으로 품어내는 성숙한 연대 의식을 보여주었다.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려는 이 따뜻한 시선 교환이야말로, 한산초가 일궈낸 가장 값진 100일의 수확이었다.

마음을 나눈 학부모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산초의 내일’로 향했다.

 

한산초의 농촌 유학 프로그램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 소멸을 막는 강력한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참석자들은 안정적인 정주 여건 마련을 위해 ‘농촌 유학 타운하우스’의 조속한 건립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주거의 안정성 확보는 농촌유학을 결심하는 학부모들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이자 핵심 조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청과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나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현장의 절박한 호소다.

 

교육공동체의 핵심 제언은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지자체와 교육청의 지속적이고 입체적인 지원망 구축, 유학 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담보할 ‘농촌 유학 타운하우스’ 조기 건립, 학교와 마을이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 조성 등이다.

 

장태종 한산초등학교 교장은 “도시에서 온 아이들도, 원래 이곳에 살던 아이들도 모두 우리 서천의 빛나는, 소중한 아이들”이라며 “오늘 나눈 따뜻한 이야기들을 든든한 밑거름 삼아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농촌유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늘 가장 먼저 귀 기울이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산초등학교가 쏘아 올린 ‘농촌 유학 100일의 기적’은 이제 막 아름다운 싹을 틔웠다.

 

낯섦을 경계가 아닌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행정적 지원을 넘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한산초의 행보는 도농 교류의 완벽한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한산초의 실험이 서천을 넘어 대한민국 농촌 교육의 희망찬 이정표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이제는 지역 사회와 지자체가 그들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할 차례다.

프로필 사진
권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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