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여름철 불볕더위가 단순한 계절적 특징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소리 없는 재난’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뜨거운 태양을 고스란히 맞아야 하는 농업 현장, 그중에서도 고령 농업인들에게 폭염은 생존과 직결된 치명적인 위협이다.
이러한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충남 서천군이 농업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강력하고도 세심한 ‘폭염 방패’를 빼 들었다.
농업기술센터가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온열질환 예방 요원’ 제도는, 탁상행정을 탈피해 들녘의 땀방울을 직접 닦아내는 가장 현실적이고 촘촘한 안전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천군이 구축한 폭염 대응체계의 핵심은 ‘사람을 향한 직접적인 개입’이다.
군은 지난 5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주관으로 예방 요원을 위촉한 데 이어, 지난 2일 이들의 현장 대응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심도 있는 역량강화 교육을 완료했다.
단순히 물을 마시라는 권고를 넘어, 이들 8명의 예방 요원은 폭염 대비 건강관리 수칙부터 예방용품의 실질적 활용법, 농가 스스로 안전을 확인하는 자율점검 체크리스트 운용, 나아가 위급 상황 시 생명을 구하는 응급처치 요령까지 완벽히 숙지한 ‘안전 전문가’로 거듭났다.
교육을 수료한 8명의 예방 요원은 향후 가장 취약한 시기인 3개월 동안 각 읍·면의 심장부로 파고든다.
이들의 발걸음은 마을회관과 무더위쉼터를 지나, 체감온도가 살인적으로 치솟는 논·밭과 비닐하우스로 향한다.
이들은 농작업이 한창인 고온 환경을 직접 찾아가 고령 농업인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가장 위험한 낮 시간대 작업 자제를 강력히 권고한다.
또 요원 1인당 최소 15회 이상의 집중적인 현장 순회를 통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농업인 스스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휴식을 실천하는 ‘자율적 안전 문화’를 뿌리내리게 한다.
이는 농산물의 수확량보다 농업인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서천군의 확고한 철학이 반영된 행보다.
농업인 한 명, 한 명의 안부를 묻는 요원들의 활동은 폭염 속 고립되기 쉬운 농촌사회에 깊은 위로와 실질적인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다.
이제 농업은 자연의 은혜를 입는 것을 넘어, 거칠어진 기후와 사투를 벌여야 하는 산업이 되었다.
서천군의 이번 예방 요원 투입은 지자체가 기후변화에 어떻게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이정표다.
김도형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폭염 일수가 급증하면서 농업인의 건강과 안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라고 진단하며, “예방 요원 운영을 통해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햇빛이 쏟아지는 들녘, 풍성한 수확을 향한 농업인의 땀방울이 온전히 보람으로 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명의 안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결국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재난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현장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자체의 선제적인 실천이다.
서천군이 쏘아 올린 8인의 현장 밀착형 프로젝트가 단일 지자체의 우수 사례를 넘어, 전국 농촌이 벤치마킹해야 할 폭염 대응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땀 흘려 가꾼 대지가 농업인들에게 두려움의 공간이 아닌 생명의 터전으로 온전히 남을 수 있도록, 올여름 들녘을 지키는 서천군의 헌신적인 발걸음이 무사하고 풍요로운 가을의 결실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