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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오백 년의 숨결, 세대를 직조하다… 서천 ‘제36회 한산모시문화제’ 내달 12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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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된 유산 넘어 청년 감각으로… ‘모시의 소리’ 등 오감을 깨우는 혁신적 서사 구축
별빛 물든 초여름 밤의 런웨이, 그리고 이찬원·하이키가 빚어내는 세대 통합의 대향연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하고, 깃털처럼 가벼우며, 옥빛처럼 서늘하다.

 

천오백 년의 세월 동안 한반도의 여름을 우아하게 지켜온 직조 예술의 정수, ‘한산모시’가 2026년의 감각을 입고 새롭게 피어난다.

 

충남 서천군의 대표 축제이자 대한민국 무형문화유산의 자존심인 ‘제36회 한산모시문화제’가 오는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평면적인 행사를 넘어,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 예술로 승화시키고 미래 세대를 향해 매혹적인 손짓을 보내는 입체적인 문화 서사시로 꾸며진다.

 

올해 축제를 관통하는 슬로건 ‘한산모시, 오래된 미래’는 서천군이 제시하는 명확한 비전이다. 전통은 유리관 속에 갇힌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호흡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생명력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과감한 ‘감각의 확장’이다.

 

새롭게 도입된 ‘한산모시 주제 역사관’과 ‘모시의 소리’ 프로그램은 시각에 머물렀던 모시의 감상을 청각과 공감각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베틀이 부딪히는 리드미컬한 소리와 씨줄·날줄이 엮이는 치열한 과정은 청년 세대에게 낯설지만 신선한 ‘힙(Hip)한’ 콘텐츠로 다가갈 전망이다.

 

전통의 고결함에 청년의 감각이 더해져, 세대 간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지는 마법이 펼쳐진다.

 

또한, 축제 기간 한산면 일대는 거대한 ‘체험형 테마파크’로 변모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위엄을 증명하는 ‘저산팔읍길쌈놀이 시연’은 선조들의 숭고한 땀방울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또한, 고사리손으로 직접 짜보는 ‘미니 베틀 체험’, 체계적으로 전통을 배우는 ‘한산모시학교’, 그리고 ‘한산모시 키즈존’은 온 가족이 함께 직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풍성한 기회를 제공한다.

 

해가 저물면 한산모시의 진정한 화려함이 깨어난다.

 

한산모시 패션쇼 & 주민 패션쇼는 천연의 은은한 색감과 현대적인 하이엔드(High-end) 디자인이 결합한 모시 의상들이 런웨이를 압도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모시의 무한한 패션 잠재력을 증명한다.

 

별빛산책 & 별빛극장은 달빛이 내려앉은 고즈넉한 한산읍성을 거니는 ‘별빛산책’과 낭만적인 ‘별빛극장’은 관람객들에게 한여름 밤의 잊지 못할 서정적인 판타지를 선사한다.

 

시각과 촉각을 만족시킨 축제는 화려한 청각적 스펙트럼으로 방점을 찍는다.

 

지역 대표 예술단체인 전통예술단 혼의 웅장하고 영적인 주제 공연이 축제의 서막을 열며, 클래식, 록, 국악을 아우르는 17팀의 지역 예술단체가 사흘 내내 다채로운 음색으로 축제장을 채운다.

 

무엇보다 세대를 아우르는 파격적이고 화려한 공연 라인업이 눈길을 끈다.

 

개막식에는 독보적인 가창력으로 전 세대를 사로잡은 대세 트로트 가수 이찬원과 박민수, 그리고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자랑하는 K-POP 걸그룹 하이키(H1-key)가 출격해 축제장의 열기를 폭발시킨다.

 

이어 축제 이튿날에는 서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유려한 클래식 선율과 감성 포크의 대명사 자전거 탄 풍경의 무대가 어우러져, 초여름 밤하늘을 진한 감동으로 수놓을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36회를 맞이한 한산모시문화제가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오랫동안 온 국민이 함께 즐기고 호흡할 수 있는 생명력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라며 전했다.

 

한산모시는 단 한 번도 과거에 머무른 적이 없다. 천오백 년의 시간을 촘촘히 엮어온 그 질긴 생명력은 이제 가장 화려하고 설득력 있는 모습으로 2026년의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올 6월, 전통의 기품과 미래의 약동이 교차하는 서천으로 떠나보자. 그곳에서 당신은 낡은 유산이 아닌, 가장 찬란한 ‘오래된 미래’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프로필 사진
권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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