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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중, 로맨스 문학으로 십 대의 마음을 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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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카드부터 심박수 챌린지까지… ‘사랑’을 매개로 Z세대 맞춤형 독서 처방전 제시
엄숙한 도서관은 가라, 감정과 소통이 역동적으로 흐르는 교감의 장으로 완벽 탈바꿈

 

[sbn뉴스-서천] 문재원 기자 = 디지털 숏폼 영상이 십 대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길고 정적인 종이책은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충남 서천군 서천중학교(교장 조명숙)는 이 견고한 무관심의 벽을 가장 우아하고도 본능적인 무기로 허물었다. 바로 ‘사랑’이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청솔도서관에서 막을 올린 ‘소설과 사랑에 빠지다’ 행사는, 단편적인 독서 권장을 넘어 문학이 어떻게 십 대의 오감을 자극하고 내면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독서 혁명’의 현장이다.

 

서천중의 이번 기획은 청소년기의 가장 예민하고 폭발적인 관심사인 연애와 우정을 문학의 세계로 영리하게 끌어들였다.

 

단순히 좋은 책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 스스로가 로맨스 서사의 주체가 되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23일과 24일에 걸쳐 진행된 1차 행사에서는 세계 각국의 로맨스 소설을 소개하는 ‘큐레이션 활동’이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자신의 취향을 테스트하는 ‘독서 밸런스 게임’, 친구와의 관계를 짚어보는 ‘우정 테스트’, 그리고 소설과 영화를 넘나드는 ‘최고의 고백 투표’ 등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이 도서관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엄숙함을 벗어던진 도서관은 어느새 학생들의 웃음과 설렘이 교차하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지난달 30일에 진행되는 2차 행사다. 직관적인 체험과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의 특성을 정확히 꿰뚫은 기획력이 돋보인다.

 

맹목적인 도서 추천이 아닌, 학생들의 상황과 연애운을 타로카드로 점쳐보고 그에 완벽하게 조응하는 책을 처방했다. 신비로운 타로라는 매개체가 책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했다.

 

로맨스 소설의 하이라이트 구절을 읽으며 실시간으로 요동치는 심박수를 측정했다. 조용한 사색으로만 여겨지던 독서를, 신체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액티비티(Activity)’로 격상시킨 파격적인 시도다.

 

이러한 화려하고 풍성한 기획의 이면에는 학생들을 향한 교육자들의 깊은 배려가 자리하고 있다.

 

중간고사라는 무거운 터널을 빠져나온 학생들에게, 성적의 압박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해방구로서 이 행사를 배치한 것이다.

 

조명숙 교장은 “학생들이 책을 매개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또래와 소통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흥미와 참여를 이끄는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지속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천중학교가 쏘아 올린 이번 기획은 ‘읽어야 한다’라는 당위를 넘어 ‘읽고 싶어 미치게 만드는’ 독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활자가 뿜어내는 아찔한 설렘에 매료된 서천중학교 학생들에게, 이제 도서관은 세상에서 가장 두근거리는 로맨틱한 놀이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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