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1 (월)

  • 흐림서산 25.8℃
  • 구름많음대전 28.1℃
  • 구름많음홍성(예) 27.7℃
  • 구름많음천안 27.4℃
  • 구름많음보령 27.0℃
  • 구름많음부여 28.2℃
  • 구름많음금산 28.3℃
기상청 제공

붉게 타들어 가는 서천의 숲, ‘푸른 심장’ 살리기 나서

URL복사

군, 2026년 예산 44억 원 투입… ‘소나무재선충병’과 총성 없는 전쟁 돌입
산림청에 절박한 SOS… 유산 보호 명목의 낡은 규제 풀고 국비 지원 절실

 

[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충남 서천군의 해안선과 산기슭을 아름답게 수놓던 푸른 소나무들이 붉은빛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한 번 감염되면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 100%에 달해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수백 년을 버텨온 마을의 수호목과 생태계의 든든한 방어막들이 무너져 내리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서천군이 지역의 ‘푸른 심장’을 지켜내기 위해 사활을 건 총력전에 나섰다.

 

군에 소나무재선충병의 그림자가 처음 드리운 것은 지난 2015년 장항읍 옥남리에서였다.

 

초기만 하더라도 통제 가능한 수준이었던 병마는, 최근 기후변화라는 강력한 우군을 만나면서 폭발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2022년을 기점으로 피해 면적은 걷잡을 수 없이 급증하는 추세다.

 

단순한 병해충의 문제를 넘어, 산사태 예방과 탄소 흡수라는 산림의 본원적 기능마저 위협받는 중대한 ‘산림 재난’이 현실화된 것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서천의 소나무가 전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 서천군은 가용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예산의 집중이다.

 

군은 산림재해대책비를 포함한 방제 예산을 2025년 17억 원에서 2026년 44억 원으로 무려 2.5배 이상 대폭 증액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방제 전술 역시 현장 맞춤형으로 고도화했다.

 

감염이 뻗어나가는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모두베기와 예방 나무주사를 집중적으로 병행해 매개충의 이동 경로를 원천 차단한다.

 

이미 붉게 초토화된 군락의 경우, 과감하게 소나무를 베어내고 병해충에 강한 다른 나무를 심는 ‘수종 전환’을 확대해 산림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는 근본적 처방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외로운 분투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군은 지난 20일, 중앙부처인 산림청의 산림병해충방제과장과 긴급 면담을 갖고 현장의 참혹한 실태를 전하며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서천군이 제시한 3대 핵심 건의 사항에는 방제 현장의 뼈저린 고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회성 대응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방제망 구축을 위한 2027년 방제사업비 추가 국비 지원과 현재 국가유산 주변 지역은 엄격한 규제로 인해 집단피해지의 신속한 수종 전환 벌채가 가로막혀 있다. 유산을 보호하려는 제도가 도리어 산림 전체를 썩게 만드는 모순을 타개하기 위해 관련 법령의 유연한 개정을 요구한 것이다.

 

또한, 급증하는 예찰과 방제 업무, 그리고 사후 관리까지 감당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충에 대해서도 건의했다.

 

이와 관련 유재영 군수 권한대행은 “소나무재선충병의 걷잡을 수 없는 급증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은 현재 ‘산림재난대응단’을 밀착 운영하며 예찰과 방제에 모든 행정력을 쏟아붓고 있다”라며 “우리 군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함께, 산림청에도 방제사업비 반영과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지속으로 건의해 서천의 푸른 산림을 후대에 온전히 물려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