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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문단(文壇)] 호모 엠파타쿠스(homo empathi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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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같이 밭고랑에 쭈그린 사람들

 

쭈글쭈글 늙은 호박을 닮아간다

 

뱃구레 불룩한 허리춤에 맨살을 내놓고 한 낮 땡볕을 쬐는

묵정밭에서는 바람도 쭈글쭈글 익는다

 

그늘처럼 펑퍼짐한 늙은 호박이 된다

 

삐죽빼죽 돌멩이를 캐 쌓은 돌무덤아래 벗어둔 신발처럼

쉬엄쉬엄 낡아가고

 

시든 호박잎아래 새참인 양 꺼내 놓는 풀벌레 울음소리

시도 때도 없어

 

수은 가로등빛으로 온 몸 물든다

 

울퉁불퉁 쭈글해진 생이어도 햇 된장처럼 삭힌 향을 쟁이며

살아

 

서툰 숫꽃에게 고백은 위험한 사랑

 

잔돌과 잡초를 뽑아 깔끔해도 쉽사리 늙은 호박은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다

 

완벽한 무논리의 피조물, 그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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