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n뉴스=내포] 권주영 기자 = 끝없이 길어지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고 고물가·고유가의 파고를 일으키며 지역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제 전시 상황 속에서, 충남도가 도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8,000억 원이 넘는 매머드급 종합대책을 꺼내 들었다.
단순한 ‘현상 유지’를 넘어 중앙정부의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틈새까지 촘촘하게 메우고, 위기를 기회 삼아 미래 에너지 산업까지 육성하겠다는 충남의 이번 결단은 지자체 위기 대응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홍종완 충청남도 행정부지사는 지난 20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동발 위기 장기화에 따른 ‘4대 분야 16개 사업 종합 지원 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김태흠 지사가 “정부 대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사각지대 없는 완벽한 보완대책을 즉각 마련하라”라고 강력히 주문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총 8,192억 5,000만 원의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이번 대책은 경제의 실핏줄인 소상공인부터 1차 산업, 도민 복지, 그리고 미래 인프라까지 전방위적으로 펼쳐진다.
농·어업 (519억 원/5개 사업)은 생산비 폭등에 직면한 농어가의 숨통을 틔우는 긴급 수혈하고 복지·의료 (3,121억 원/3개 사업)은 취약계층 보호 및 도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망 방어에 나선다.
건설·에너지(3,734억 원/5개 사업)는 자재난 극복 및 지속가능한 미래 친환경 에너지망 구축에 나서고 중소기업·소상공인(818.5억 원/3개 사업)은 자금난 해소 및 수출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한 ‘디테일’이다.
농어촌의 가장 큰 타격인 면세유 가격 폭등에 대해 정부가 농업용 면세유 인상분의 50%만 지원하기로 하자, 충남도는 즉각 자체 예산으로 20%를 추가 지원하여 어업용과 동일한 70% 수준까지 보전하기로 했다.
또한,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 지원을 110억 원으로 대폭 늘리고, 사료 구매 융자자금 역시 도 자체 기금을 투입해 800억 원 규모로 확대(1% 이내 초저금리)하며 1차 산업 붕괴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의료 현장과 도민의 일상 생태계 보호에도 도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주사기 등 핵심 의료 소모품을 도가 지정기부금을 활용해 직접 구매하여 현장에 뿌린다.
매일 도민이 사용하는 종량제 봉투 역시 원료(PE) 부족 사태를 대비해 도내 석유화학사와 직접 협의를 마쳤으며, 시군 간 교차 지원망을 구축해 이른바 ‘쓰레기 대란’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아울러 고유가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기초수급자 등)을 위해 721억 원 규모의 피해지원금을 4월 27일부터 신속하게 지급하며 두터운 복지안전망을 가동한다.
방어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다. 충남도는 이번 중동발 에너지 위기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강력한 동력으로 삼았다.
건설 현장의 아스콘 수급난에는 긴급 필수 자재 우선 투입이라는 유연한 행정으로 맞서고, 폐비닐 자원화 사업을 전 시군으로 확대해 버려지는 쓰레기에서 에너지를 캐낸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CCU 메가프로젝트’와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 전주기 기술개발’이다.
정부 추경예산에 맞춰 화력발전 발생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항공유 생산(보령)과 전주기 기술개발(서산, 3,600억 원 규모)에 속도를 낸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낡은 산업구조를 혁신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 속에서 충남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매서운 포석이다.
기존에 발표된 중소기업 지방세 납부 유예 및 수출 피해기업 해외 판로 개척 지원까지 더해진 이번 대책은 방어(지원)와 공격(미래 투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홍종완 행정부지사는 “정부 추경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은 물론, 사각지대가 없도록 우리 도가 할 수 있는 모든 보완 대책을 강구했다”라며 “도민과 함께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겠다”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중동의 모래바람이 매섭게 불어오고 있지만, ‘힘쎈 충남’이 세운 8,200억 원 규모의 튼튼한 방패 뒤에서 도민의 일상과 경제는 흔들림 없이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는 지방정부의 존재 이유, 충남이 지금 그 해답을 증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