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입은 상인, 두 번 눈물 없다!”… 김기웅 서천군수, 비장한 각오 내비쳐

  • 등록 2026.03.19 21: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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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서해안 수산물 유통의 심장부이자 지역경제의 최후 보루인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이 다시 한번 벼랑 끝에 섰다.

 

잿더미가 된 대형 화재의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3회 참여 제한’이라는 가혹한 족쇄까지 채워지면서 임시시장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상인들은 그야말로 아사(餓死) 직전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서천군이 지역 상권의 명운을 걸고 나섰다. 억울한 선의의 피해자를 막고 붕괴 직전의 시장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양수산부를 향해 규제 완화를 뼈대 삼은 강력한 구원 요청에 돌입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추석 명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천특화시장에서 진행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에서 극소수 상인들의 ‘부정 환급’ 일탈이 도마 위에 올랐고, 결국 시장 전체가 ‘환급행사 3회 참여 제한’이라는 무거운 징계 철퇴를 맞았다.

 

원칙에 따른 제재라지만, 소수의 잘못으로 인해 법과 규정을 성실히 지켜온 선량한 대다수 상인까지 막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뼈아픈 ‘연대책임’이 빚어진 것이다.

 

그 후폭풍은 참담할 정도로 맵섭다.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는 매회 수천 명의 구름 인파를 몰고 오며 대형 마트와 경쟁할 수 있게 해 주던 서천특화시장의 대표적인 ‘흥행 보증수표’이자 소비 촉진의 강력한 기폭제였다.

 

하지만 제재 이후, 시장을 향하던 소비자들의 발길은 눈에 띄게 차갑게 얼어붙었고, 이는 고스란히 상인들의 매출 수직 낙하로 이어졌다.

 

가뜩이나 대형 화재의 참상을 딛고 비좁은 임시시장을 꾸려가며 피 말리는 재건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인들에게, 핵심 매출 동력을 앗아간 이번 조치는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생계가 막막해진 상인들 사이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흉흉한 갈등마저 싹트며, 화재를 함께 극복해 오던 공동체의 끈끈한 기반마저 뿌리째 흔들리는 실정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군은 이를 단순한 행정 처분 방어전이 아닌 ‘지역 경제 생존권 수호’의 문제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섰다.

 

군에 따르면, 지난 11일 유재영 서천군 부군수는 충남도 관계자들과 함께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를 전격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유 부군수는 서천특화시장의 처참한 현장 상황을 가감 없이 전달하며,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참여 제한 조치의 즉각적이고 대승적인 완화를 강력히 건의했다.

 

이는 행정적 원칙의 중요성을 공감하면서도, 대규모 재난이라는 특수한 위기 상황에 부닥친 상인들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유연하고 포용력 있는 조치가 절실하다는 지자체의 다급하면서도 단호한 읍소였다.

 

유 부군수는 “행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국민을 살리는 데 있어야 한다”라며, 징벌적 제재보다는 갱생과 회복을 돕는 방향으로 정책적 배려를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김기웅 군수 또한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시장의 위기를 넘어 서천군 전체 경제의 붕괴를 알리는 전조로 규정했다.

 

그는 벼랑 끝에 선 상인들을 향한 깊은 공감과 함께, 상급 기관에 선처를 호소하는 수준을 넘어선 비장하고 단호한 각오를 내비쳤다.

 

사실상 군의 명운을 건 ‘사생결단’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김 군수는 잿더미 위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임시시장 상인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매일같이 마주하며 뼈저린 책임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화재라는 참혹한 재난 속에서도 상인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군 역시 시장의 온전한 재건을 위해 모든 행정력과 피땀을 쏟아붓고 있는 와중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중차대한 재건의 골든타임에 환급행사 제한이라는 날벼락까지 떨어져 상인들이 겪는 이중고와 피눈물은 감히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비통해했다.

 

특히 김 군수는 기계적인 행정 잣대가 불러올 참사를 강도 높게 우려했다.

 

그는 “일부의 일탈을 벌한다는 명목 아래, 묵묵히 규정을 지키며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선량한 상인들까지 사지로 내모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재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천특화시장의 생사가 걸린 이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단 한 명의 억울한 선의의 피해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군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총력전을 불사하겠다”라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김 군수는 전 행정 조직에 ‘비상사태’에 준하는 대응을 지시했다.

 

관계부처인 해양수산부와의 끈질긴 협의와 설득은 기본이고, 지역 정치권과의 긴밀한 공조, 나아가 법률적·제도적 구제 방안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재 완화라는 결과를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군은 이번 해수부 건의를 신호탄으로 삼아, 서천특화시장의 전면적인 부활을 위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화재로 소실된 시장의 안전하고 현대적인 재건축이라는 ‘하드웨어 복구’와, 온누리 환급행사 복원 및 공격적인 소비 촉진 마케팅이라는 ‘소프트웨어 지원’을 쌍끌이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가혹한 화마의 시련에 이어 규제의 족쇄까지 차고 험난한 고개를 넘고 있는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의 피 끓는 호소와 서천군의 사활을 건 총력전이 과연 닫힌 제도의 벽을 허물고 서해안 최고 상권의 명성을 되찾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이제 정부의 현명하고 대승적인 결단에 수백 명 상인의 생명줄이 달려있다.

권주영 기자 ne2015@s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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