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중연 담당관, 충남도의회의 ‘디지털 혁명’을 이끌다

  • 등록 2026.02.09 15: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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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n뉴스=서천] 홍영택 기자 = 충남도의회 예산정책담당관실이 대한민국 지방의회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023년 7월 조중연 예산정책담당관(사진) 취임 이후, 이곳은 단순한 지원 부서를 넘어 ‘과학적 의정의 산실’로 거듭났다.

 

도청과 교육청을 합쳐 17조 원에 달하는 방대한 살림살이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전국 최초의 AI 시스템을 현장에 안착시킨 조중연 담당관을 만나 지난 2년간의 혁신 여정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전국 최초 ‘AI예·결산분석 시스템’이 여는 지능형 심사 시대

 

Q. 이달부터 정식 가동을 시작한 ‘AI예·결산분석 시스템’은 지방의회 역사상 유례없는 시도입니다. 도입 배경과 그간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충남도청과 교육청의 예산 규모는 매년 비약적으로 커져 현재 17조 원대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를 심사하는 의원님들과 저희 담당관실 인력은 물리적 한계가 뚜렷했죠.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예산서를 짧은 회기 내에 완벽히 분석하여 낭비 요소를 찾아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기술의 혁신’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부임 직후부터 착수한 ‘AI 예결산분석시스템’ 구축은 그 고민의 산물입니다. 특히 이번 시스템은 외부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의회의 전문 역량을 투입해 자체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도의 행정 특성과 의정 환경을 가장 잘 아는 우리가 직접 설계했기에 최적의 효율성을 낼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예산서와 결산서는 물론, 도의회의 모든 회의록과 행정사무감사 결과 등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킨 이 시스템은 이제 의원님들이 단 몇 초 만에 사업의 이력을 파악하고 예산 편성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강력한 ‘디지털 파수꾼’이 되었습니다.”

 

Q. 단순한 예결산 분석을 넘어 기능이 매우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의정 활동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그렇습니다. 명칭은 AI예결산분석시스템이지만 그 기능은 의정 활동 전반을 아우릅니다. 이 시스템은 행정사무감사, 자치법규(조례) 데이터, 그리고 AI 회의록 검색 기능까지 통합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원님이 특정 사업을 검토할 때, 해당 사업이 과거 행정사무감사에서 어떤 지적을 받았는지, 관련 조례가 어떻게 제·개정되어 왔는지, 그리고 역대 회의록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를 AI가 즉각적으로 연결하여 분석해 줍니다. 이는 파편화되어 있던 의정 정보를 하나로 묶어주는 ‘지능형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죠. 앞으로 이 시스템은 의원님들이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도구가 될 것이며, 충남도의회의 의정 실력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이 될 것입니다.”

 

Q. 시스템 가동 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간된 예산 분석 보고서의 질이 이미 크게 향상되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AI라는 최첨단 엔진을 돌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라는 연료가 필수적입니다. 지난 1년여간 저희 담당관실은 과거의 파편화된 예산 자료들을 표준화하고 체계화하는 전처리 작업에 모든 역량을 쏟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립된 날카로운 데이터 분석 기법들이 이미 보고서 작성 과정에 깊숙이 반영되었습니다.

단순히 예산의 증감만을 나열하던 구태를 벗어나, 사업의 실질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정밀한 비용 추계를 담아냈습니다. AI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가 보고서의 질적 도약을 이끌어낸 셈이죠. 이러한 노력이 바탕이 되었기에 2025년 전략적 인력 배치를 통해 분석의 전문성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었고, 이제는 17조 원의 예산 흐름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체계를 완성했습니다.”

 

원칙 중심의 ‘충남형 재정 모델’과 지속 가능한 미래

 

Q. 조중연 담당관께서는 취임 이후 재정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하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해 오셨습니다. 이러한 행보의 철학적 배경은 무엇입니까?

 

“예산정책담당관실은 집행부의 예산 편성 부서와는 엄연히 다릅니다. 집행부가 사업을 기획하고 돈을 쓰는 곳이라면, 저희는 그 돈이 도민의 뜻에 맞게 쓰이는지,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빚이 되지 않는지 검증하는 곳입니다. 운영의 대원칙은 항상 ‘책임 있는 재정’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단순한 예산 삭감을 넘어선 ‘제도적 관리 체계’ 마련에 집중해 왔습니다. 2023년도 예산안 토론회 때부터 재정운용·경제산업, 농수산해양, 교육 등 분야별 분과 토론을 거치며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위한 사전검토 체계와 사후관리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 왔습니다. 특히 2025년 상반기 재정 토론회를 통해 공론화한 ‘충남형 재정준칙’ 논의는 그 정점입니다. 단순히 수치적 제약을 두는 것이 아니라, 통합재정수지 등 핵심 지표를 통해 유연하면서도 원칙이 있는 재정 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도정의 핵심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도 재정의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저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행보입니다.”

 

Q. 특히 공공기관 출연금과 교육청 기금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심의를 강화하신 점이 눈에 띕니다.

 

“예산은 곧 정책의 얼굴입니다. 2024년 하반기 토론회에서 비중 있게 다뤘던 ‘출연금 운용 분석’이 좋은 예입니다. 도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기관 출연금이 집행 후 정산 절차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안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교육청 예산 심사에서는 학령인구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에 맞춰 기금 운용의 효율성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방치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쌓여있는 재원을 찾아내어 아이들의 실질적인 학습 환경 개선과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예산이 집중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17조 원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살피는 것은 결국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적 효능감으로 직결됩니다.”

 

정밀한 ‘비용추계’를 통한 책임 있는 조례 제정 지원

 

Q. 조중연 담당관실에서는 예산 분석과는 별개로 ‘비용추계’ 업무에도 상당한 전문성을 발휘하고 계십니다. 이 업무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많은 분이 예산 분석과 비용추계를 혼동하시곤 합니다. 예산 분석이 이미 편성된 예산을 검증하는 것이라면, 비용추계는 새로운 조례가 만들어질 때 그 법안이 도 재정에 향후 5년, 10년 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작업입니다. 즉, 조례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필요한지를 계산해내는 ‘입법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입니다.

선심성 정책이나 재정적 뒷받침이 없는 조례는 결국 도민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저희는 의원님들이 발의하시는 각종 안건에 대해 정밀한 비용추계서를 작성하여, 정책이 장기적으로 도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이는 ‘일 잘하는 의회’를 넘어 ‘책임지는 의회’를 만드는 핵심적인 기능입니다.”

 

Q. 비용추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예산재정 연구 동향을 상시 파악하고 최신 경제 지표를 데이터베이스화했습니다. 또한, 상임위원회에서 요구하는 중요 사항에 대한 심층 조사와 주요 사업 분석 기능을 대폭 보강했습니다. AI예결산분석시스템의 데이터와 연동하여 과거 유사 사례의 투입 비용을 즉각적으로 대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비용추계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이러한 전문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우리 도의회가 제정하는 조례들은 정책적 완성도는 물론 재정적 신뢰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과 전문가가 함께 그리는 충남의 미래”

 

Q. ‘예산정책자문위원회’ 등 외부 전문가와의 거버넌스를 매우 강조하십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데이터만으로는 현장의 절실함을 다 읽어낼 수 없습니다. 대학교수, 세무사, 회계사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저희의 분석에 전문성과 현장성을 더해주는 소중한 파트너입니다. 지역 거점에서 토론회를 개최하며 도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분석 보고서의 핵심 지표로 활용합니다. 전문가의 식견과 도민의 목소리가 합쳐질 때 비로소 살아있는 예산 정책이 나옵니다.”

 

Q.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조중연 담당관님의 포부를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는 유례없이 빠른 AI 대전환의 시대와 더불어, 대전·충남 통합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행정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지역의 경쟁력이 하나로 결집되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예산 정책의 역할은 단순히 숫자를 검토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저희 예산정책담당관실은 도민 여러분의 소중한 세금이 단 1원이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지키는 것을 넘어 선도하겠습니다.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구축한 ‘AI 예결산분석시스템’을 고도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정밀한 비용추계 역량을 바탕으로 통합 시대에 걸맞은 효율적인 자원 배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습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도민의 신뢰’입니다. 충청남도의회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수준의 정책 의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저희 예산정책담당관실이 앞장서서 길을 닦겠습니다.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 데이터로 증명하고,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결과로 답하는 여러분의 가장 든든한 ‘예산 파수꾼’이 되겠습니다. 충남의 재정이 도민 모두의 행복이 될 수 있도록 도민들을 위해서 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영택 기자 news@s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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