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빌딩, 그 가장 높은 끝에서
여름을 떠나보내는 매미의 울음이
바람 속에 가늘게 흩어진다
저 매미는 외로움을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토해내고 있다
이 여름 끝자락을 붙잡으려는
아니, 보내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깊어서일 것이다
제 짝을 찾지 못한 채
못내 아쉬움 품은 목청이
오늘따라 더 절절하다
구애의 소리 속에 스며 있는
노총각 매미의 처량한 생을 보라
그 울음의 마지막 고개를 넘을 즈음
서늘한 바람 한 줄기가
도시의 유리창을 타고 스며들고
햇살은 빛을 덜어내어
하늘을 한층 멀게 한다
구름 그림자는 골목을 길게 끌며
발끝에까지 내려와 머물고
가을은 아직 문턱에 있으나
그 그림자는 이미 내 마음 깊숙이 내려와
여름의 뜨거운 숨결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지우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