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방을 독대하는 저물녘
창밖의 어둠을 끌어당겨
방 안의 고요는 팽팽해졌다
흔들림은 엉거주춤했으므로
저 이어진 복도는 세상으로 가는 길
만나거나 헤어지거나
이어진 길은 모두 애증의 덫
집착이거나 유혹이거나
오롯이 흔들려도 부대낀 허기로 남아
어둠을 견딜 때
허공에 펄럭이는 길은 다시 미로 같았으니
방 안에 갇히지 않으려
보일 듯 말 듯 들릴 듯 말 듯
방문을 두드리는 별빛들이 수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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