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만 해도 추석을 앞둔 방앗간은 떡을 하고 기름을 짜느라 쉴 틈이 없었습니다.
요즘은 떡을 직접 만드는 가정이 줄어 방앗간이 예전처럼 북적이진 않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온정 가득한 추억의 방앗간 모습을 황정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떡을 찌느라 흰색 수증기가 방앗간에 가득합니다.
방금 쪄낸 시루떡, 영양 떡이 한 가득.
반죽을 하고 떡고물을 넣어 송편을 빚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석연옥/ 떡 방앗간 사장
“(음력) 열 나흗날이나 보름날은 대목이라 떡이 조금 팔리는데 ... (추석 끝나면) 일했으니까 사우나 가서 푹 땀내고...”
곱게 갈린 찹쌀가루로 직접 송편을 만들 생각에
사람들의 마음은 벌써 설렙니다.
조남면/ 서천군 문산면
“떡 하러 왔어요. 찰떡도 하고 송편도 하고 인절미도 하고 그러려고...”
정성들여 수확한 들깨가 가마솥으로 들어갑니다.
잘 볶아진 들깨는 황금 빛깔의 들기름으로 완성됩니다.
전통 한과를 사기 위해 방앗간을 찾은 손님도 있습니다.
제사상에도 올리고 추석에 오는 가족들을 위해섭니다.
이정례/ 서천군 서천읍
“초하룻날은 사위들이 오고 그믐날에는 아들이 오고 그러죠. 하하하~ 부침개 하고 해야지~ 제사 지내야 하니까”
집에서 직접 말린 태양초 고추도 분쇄기에 들어갈 순서를 기다립니다.
곱게 갈린 고춧가루는 안 쓰이는 곳이 없습니다.
김진예/ 서천군 서천읍
“(고춧가루로) 꽃게 묻히고 갈비 재고 생선도 찌고 하죠.”
대목을 맞은 방앗간은 하루 종일 손님을 맞다 보면
온 가족이 손발을 맞춰도 하루해가 짧기만 합니다.
문복순/ 떡 방앗간 사장
“요즘은 (새벽) 5시 정도에 나오고요. 22일,23일 (추석 전)에는 4시에 (출근해서) 밤새도록 떡 찌고 만들고...”
추석의 여유로움은 잊은 지 오래지만 사람들의 바쁜 손놀림 속에
추석의 풍요로움은 묻어납니다.SBN 뉴스 황정환입니다.
영상편집 / 류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