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구석구석 스탬프여행-8탄] 지역 대표 관광지 급부상...‘성경 전래지 기념관’

  • 등록 2018.05.31 16: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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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년 만에 누적관광객 7만5000명 방문 돌파
다른 문명 만나 일어나는 해프닝...흐뭇한 미소


흔히 “역사에 만약은 없다”고 말한다. 이미 과거에 이루어져 되돌릴 수 없는 사실에 ‘만약’이라는 말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학자에게는 금기시되는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학자가 아니기에 ‘만약’이 선사하는 유쾌한 상상을 해본다. 만약, 1816년 마량포구에 성경책이 전해졌을때 일본보다 먼저 근대화가 되었더라면 그래서 일제 식민지를 겪지 않았더라면 6.25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서 남북이 갈라지지 않았더라면...



1816년 서천군 서면 마량포구에 한국 최초로 성경이 전래 된 역사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 2016년 9월 5일 개관한 ‘성경 전래지 기념관’이 지난 22일 개관 이래 일 최대 관람객 1600명을 기록 누적관람객 7만5000명을 돌파하며 지역 대표 관광지 대열에 합류했다.


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연 면적 1374㎡ 규모로 1~2층 전시실, 3층 카페테리아 4층 예배실 등을 갖추고 있는데 기념관 가는 길 왼편으로 펼쳐진 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을 들뜨게 한다.


동유럽 어느 해변 별장을 연상케 하는 외관의 기념관은 마량포구를 내려다보듯 언덕 위에 서 있는데 이곳에서 사방으로 넓게 뻗은 바다를 보면 가슴과 머리가 마치 공기처럼 가볍고 상쾌해진다.


기념관은 우리나라에 전해진 최초의 성경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주요 테마로 전시관이 꾸며져 있는데 관람 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성경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그 당시 시대 배경과 역사가 자세히 기술되어 있어 지적 욕구를 채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영국함대의 맥스웰, 바실 홀 함장과 조선의 첨사 조대복, 비인 현감 이승렬이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에 관한 것인데 언어소통이 안돼 일어나는 에피소드, 서로 다른 인종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 양측 문화에 대한 감상 등을 양국의 서적과 자료 등을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어 사실감을 더해 흥미롭다.




당시 전해진 성경책은 1611년 발간된 ‘킹 제임스 성경’으로 영국왕 제임스 1세의 “협력과 화합을 목적으로 영어로 된 완벽한 성경을 만들라”는 명령에 따라 54명의 신학자들이 모여 6단계의 검증절차를 거쳐 7년 만에 완성된 것이다.


현재 기념관에 있는 성경은 바실 홀이 당시 전한 성경은 아니다.



이는 정약용의 ‘다산 시문집’에 조대복과 이승렬이 받았던 성경은 “비변사 2품 이상의 재상들이 모여 보고 나서 몇 장씩 뜯어다가 집안사람들에게 주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상고할 수 없다”고 전하고 있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서천군은 2015년 1611년 제작된 ‘킹 제임스 성경’ 구매 가능성 조사를 시작하였고 당시 제작된 300여 권 중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남아있는 30여 권을 수소문하여 2016년 3월 미국 피닉스주에 위치한 고(古)성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성경을 구매하였다.


그후 세계 최대 경매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전문 감정평가사인 라파엘 비옹드의 사전감정평가를 받아 진품 확인 후 미국의 공인기관에 요청 라파엘 비옹드의 감정평가서에 대한 공증을 받아 기념관에 전시하였다.


기념관을 나와 길을 건너면 ‘성경 전래지 기념공원’이 넓은 잔디 위에 펼쳐져 있다.
공원에는 영국 함선과 조선의 판옥선 모형이 있어 기념관을 돌아본 여운을 달랠 수 있고 곳곳에 정자가 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쉴 수도 있다.


또 근처에는 ‘해짐이 해돋이 마을’,‘아펜젤러 순직기념관’,‘마량리 동백나무숲’과 같은 유명 관광지가 인접해 있고 매년 이맘때면 마량포구에서 열리는 광어·도미 축제에서는 신선한 먹거리까지 즐길 수 있어 그 흥을 더한다.



200년 전 서양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진 최초의 성경 이야기가 있고, 서로 다른 인종이 만나 일어나는 해프닝이 있어 입가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는 ‘성경 전래지 기념관’.


그 옛날 조선과 영국인의 세련되고도 성숙한 만남은 문명인이라 자부하면서도 편견과 아집으로 나와 다른 것을 미워하고 배척하는 현대인들에게 나와 다른 것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석우 기자 news@newsey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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