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영화 ‘강철비’가 우리에게 던지는 것들…

  • 등록 2017.12.28 14: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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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 1천만 관객이 당시의 시대적, 정치적 상황 덕이 아님을 이번 <강철비>로 양우석감독은 입증했다. 

이번 영화가 <변호인>만큼 관객 수가 되지는 않겠지만 양우석감독 영화의 몇몇 장면과 묵직한 대사로 한반도의 분단이 의미하는 바를 프로파간다식으로 풀어내지 않은 세련됨을 선보였다. 

남쪽의 곽철우와 북쪽의 엄철우는 이름이 같아 쉽게 말을 틀 수 있는 조건을 가졌지만 친해지기 쉽지 않은 둘의 간극을 감독은 국수집 장면으로 보여준다. 

북한 쿠데타로 개성 공단을 통해 우연히 남한으로 온 엄철우는 며칠 동안 굶은 상태에서 망향비빔국숫집에서 일명 ‘깽깽이국수’인 잔치국수를 맛보고 고향의 맛을 그리워한다. 

수갑을 찬 채 불편하게 국수를 먹는 엄철우를 위해 자리를 옮겨 나란히 국수를 먹고 있지만 여전히 둘 사이에 수갑은 채워져 있고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로 대변되는 서로의 다름을 통해 한반도의 현재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첩보액션영화인 <강철비>는 장르적인 재미도 풍부하게 선사하는데, 우선 걸출한 액션배우인 정우성의 실력이 이번 영화에서 유감없이 보여준다. 

특히 북한 1호를 데려가려고 온 조우진과 일대일로 붙는 장면은 합이 너무도 잘 맞아 마치 춤과 같은 명장면을 보여준다. 

정우성은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에 나오는 액션씬을 위해 본인이 직접 배우들 오디션을 봤기 때문에 그들과 최고의 합을 이룰 수 있었다는 한 것처럼 액션 쾌감을 선사한다. 

영화 <변호인>에서 감독은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대사로 영화의 감동을 한층 높였으며 주제를 강조했다. 

이번 <강철비>에서는 분단국가 국민들은 분단이라는 그 자체보다는 분단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에 의해 고통이 더 크다는 대사를 던진다. 

특히 남북한의 철우가 이 대사를 함으로써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국민과 분단국가를 향해 화두를 던졌다.  감독이 직접 만들어낸 말은 아니고 영국의 정치학자가 내놓은 의견을 활용했다. 영화는 사회를 반영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경고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강철비>는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분단이라는 상황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감독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분단이라는 소재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감독의 고민이 깊고 진지했음을 알 수 있다.  

<강철비>, 양우석 감독, 2017. 12. 14 개봉. 15세관람가. 139분.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기벌포영화관 사무국장 윤혜숙 news@newsey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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